변관열의 증시 '노변정담'(爐邊情談)

한국증시 AM 10:30

입력 2015-08-27 10:30:00 | 수정 2015-09-03 14:34:33
"그날 한국 증시의 흐름을 알려면 개장 후 1시간30분을 기다려라"

중국 증권시장이 한국 증시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중국이 이제 한국 주식시장에까지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몇 년 전만해도 상상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커플링(동조화) 현상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잘 출발하던 한국 증시가 1시간30분 늦게 열리는 중국 증시의 영향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최근엔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중국 증시 쇼크가 우리 증시를 직접 강타하기도 했다.

그동안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한국 증시의 방향성 예측을 도와주는 지표는 미국 증시였다. 오전 9시 장(場)이 열리기 전까지 그날 우리 증시의 향방을 가늠해보는 잣대는 간밤 뉴욕 증시의 흐름이었고, 그 다음이 유럽 증시였다.

수많은 경제신문들이 우리 시간으로 새벽 5시에 마감하는 뉴욕증시를 주시하고, 신속하게 마감시황을 보도하는 이유도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최근까지 국내 증시 방향성 지표로 활용돼온 것이 '야간선물'이다. 야간선물은 코스피200 선물을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사고파는 것이다. 우리 시간으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거래가 이뤄진다.

야간선물은 해외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변수를 한 번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밤사이 악재가 한국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전체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약 389조원이다. 전체 시가총액의 29.5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작년 말 대비 33조6000억원 줄어 시가총액 보유비중 역시 2.04%포인트 감소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야간선물은 밤사이 해외에서 발생한 변수가 반영되는 데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을 파악할 수 있어 다음날 우리 증시 출발 방향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이런 전통적인 증시 방향성 지표들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중국 증시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다. 중국 증시는 오전 9시30분 개장해 오후 3시에 폐장한다. 오전과 오후 총 2시간씩 4시간 장이 열리고, 중간에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식사를 위해 장이 멈춰서는 것이 특징이다. 선전거래소는 오후 3시37분에 마감한다.

중국 표준시간이 우리보다 1시간 늦기 때문에 우리 증시가 한참 개장하고 1시간30분이 지난 시점인 오전 10시30분에 중국 증시는 문을 연다.

중국 경제력은 이미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올라섰고, 대(對) 중국 교역량에서 아시아 1위가 한국이다. 그만큼 중국의 경기와 경제정책이 우리에게 중요해졌다. 이어 이제 주식시장까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고 있다.

중국 증시가 우리 증시 개장 중에 열리기 때문에 한국 증시의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졌다. 이래저래 중국의 위력을 실감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변관열 한경닷컴 증권금융팀장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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