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비관론 빠진 유가, 바닥 어디?…증권가 "WTI 4분기 50달러 회복"

입력 2015-08-26 09:05:07 | 수정 2015-08-26 0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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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추락 중인 유가는 얼마나 더 떨어질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올 3분기 연중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0달러 붕괴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가 10달러 추락설'은 지나친 비관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26일 [한경닷컴]이 국내 주요 6개 증권사와 1개 선물사를 대상으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올 3분기 WTI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45.5달러로 집계됐다. 4분기 전망치 평균값은 51.1달러로 3분기말부터는 유가가 점진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WTI 가격은 8주 연속 내리막을 걸으며 1986년 3월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2월 이후 6년래 최저치를 연일 다시 쓰던 WTI는 최근 40달러마저 붕괴됐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07달러(2.80%) 오른 배럴당 39.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 4분기 반등…계절적 영향·미국발 악재 해소

전문가들은 올 3분기가 유가의 연중 저점이 될 것으로 봤다. 최근 유가 하락은 과잉 공급 우려에 계절적 영향과 G2(미국·중국)발(發) 악재가 겹친 탓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WTI 40달러 붕괴는 기존 수급 악재에 계절적 영향이 맞물리며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미국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고 비수기가 시작된 데다 통상 가을은 정유사들의 보수 시즌이기 때문에 수요 모멘텀(성장동력)이 둔화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계절적 요인은 성수기인 4분기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3분기 말부터는 유가의 점진적인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견이다.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6개 증권·선물사는 4분기 유가가 50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55달러로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다음달이 올해 유가의 바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10월부터는 동절기 대비 비축 물량이 늘어나고 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가 하락은 비수기 영향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친 탓이 크다"며 "현재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나지 않고 있어 성수기로 진입하는 4분기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절적 영향과 함께 전문가들이 4분기 유가 반등을 점치는 배경은 오는 9월께로 예상되는 미국발 악재의 해소다. 성수기를 앞두고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유가 반등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최근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관련 이벤트가 지나면 유가 흐름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과잉 공급 우려…비관론 '경계'

올해 초 시장은 미국 셰일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급락한 유가를 고려해 원유 생산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감산량이 크지 않았고 지난 6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과잉 공급 우려가 더 커졌다.

4분기 WTI 평균 가격을 배럴당 46달러로 가장 낮게 제시한 신한금융투자는 이란발 물량 불확실성이 내년 1분기 이후가 돼야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과잉 공급 우려는 지나친 수준이라고 봤다.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들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요인), 미국 셰일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 등이 향후 원유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유 연구원은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 리비아는 정전이 매우 불안한 상태"라며 "오는 12월 OPEC 정례회의에서는 회원국간 의견 충돌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회원국의 증산 이슈도 정점을 지날 것"으로 봤다.

비용 부담이 큰 미국 소형 셰일업체들의 경우, 유가가 1년동안 급락하면서 내년부터 실적 악화에 따른 디폴트를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셰일업체들의 디폴트는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이슈가 덜 된 상태"라며 "향후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가격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유가 10달러·20달러설은 시장 전체에 번지고 있는 비관론의 영향이 크다고 일축했다. 단기적으로는 WTI 가격이 3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장기적으로 40달러 밑에서 머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 6월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유가 전망 분위기가 급격히 비관적으로 바꼈다"며 "가격 전망치를 낮추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쏠렸는데 우려가 과도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30달러대 유가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유가 바닥 논쟁과 비교하면 당시는 미국 생산 조정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 없어 상황이 악화된 상태"라며 "현재 수급 상황이 변함 없이 이어진다면 유가는 30달러까지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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