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긴급진단

中·北 리스크까지 겹친 증시 '시계제로'…"고밸류 중소형株 경계"

입력 2015-08-21 08:37:14 | 수정 2015-08-21 14: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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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친 와중에 대북 리스크(위험)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대외 불안으로 증시가 출렁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북한 이슈는 또 한번 증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식투자업계 최고 고수들은 증시의 기간 조정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평가) 부담이 높은 중소형주(株)를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 증시 기간 조정 지속…코스닥 추가 하락 가능성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21일 국내 증시의 급격한 추가 하락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당분간 기간 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KB운용 '밸류포커스' 펀드를 국내 대표 펀드로 키워낸 가치 투자계의 선두 주자다. 지난 7월 15일 KB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자리에 올랐다.

최 상무는 "증시 반등 추세를 잡기 쉽지 않다"며 "큰 폭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지만 한동안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피지수보다는 코스닥지수의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코스닥 상승을 주도해온 제약·바이오주(株)등은 밸류에이션을 설명할 수 없을만큼 올랐기 때문에 대내외 악재를 빌미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변수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라며 "중국發 불안이 커지게 되면 코스닥지수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행·레저·육아·화장품 등 소비주는 특히 어려울 것으로 봤다. 여행 업종의 경우 북한 관련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최 상무는 "당분간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종목을 보는 편이 좋다"며 "코스피 중에서도 단순히 지수 하락으로 인해 덩달아 가격이 빠진 저밸류에이션 종목을 관심있게 보라"고 조언했다.

'가치투자 전도사'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증시 전체보다는 개별 기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시가 반등 기회를 잡으려면 대외 불안이 가라앉고, 내수 경기도 살아나야 하지만 현재로선 이런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는 "이같은 환경에선 좋은 주식을 적정한 가격에 사서 장기 투자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며 "기업 내재 가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외부 환경이 변했다고 해서 오르는 주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유주식에 관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부 환경이 안 좋은데도 테마성이 붙어 올랐다면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정도 되고 이익이 꾸준히 늘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단순하게 싼 주식에 접근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고 말했다.

◆ 코스피 대형주 조정 시 매수…중소형주 부담

코스피 대형주의 경우 여전히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코스피지수 하락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대형주의 낮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기대감을 보라는 조언이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코어운용부문장은 "대형주의 경우 추가 하락에 대한 위험보다 바닥 형성과 반등 기대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며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 관련 악재가 선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박 부문장은 "최근 국내 증시는 세계 경제의 양축인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9월께 지수가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조정을 받다가 이벤트 시작과 함께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연초 대비 대형주지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최근 급락에도 여전히 30% 가량 올라와 있는 수준"이라며 "특히 중소형주는 대형주 대비 밸류에이션이 2배 가까이 높아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2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높았던 기대감이 꺾이자 중소형주가 모멘텀(상승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박 부문장은 "중소형주는 단기 반등을 노리기 보다는 계속해서 위험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휘청이는 상황을 투자 비용을 낮추는 기회로 이용하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은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값싸고 투자할만한 좋은 주식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근래 주식 투자 기회비용이 지금보다 낮은 적은 없었다"며 "아직 국내 증시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장세에서는 '가치주' '배당주' 중심으로 장기 투자하는 전략이 효율적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향후 투자 전략을 짤 때도 지수 움직임보다는 밸류에이션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허 부사장은 "올해 금리 대비 높아질 배당수익률을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시장 평균 배당수익률이 금리를 넘어선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올해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주가가 안 오른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홀대받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2~3년 길게 내다보는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 가치주 우량주 중심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을 취할것"을 추천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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