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떨어진 금·엔화…美 달러화 독보적 안전자산 부각

입력 2015-08-07 15:02:16 | 수정 2015-08-07 15: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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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금과 일본 엔화는 이 지위를 잃고, 미국 달러화만이 독보적인 안전자산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금의 경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엔화는 현재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안전자산 위상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7일 대신증권 연구원 박형중 연구원은 '고독한 달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신흥국 경기 불안 등으로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을 보유하려는 욕구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상 글로벌 금융 환경이 불안해질 때에는 금 등 실물 귀금속 자산과 달러화·엔화와 같은 선진국 통화, 국채 등이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앞으론 금과 엔화를 제외한 달러화 등 극히 일부만이 안전자산이란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실물 안전자산으로 꼽혀온 금값은 최근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했다. 온스당 1100달러 선이 무너지며 5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주요국 중앙은행을 비롯해 투자목적의 금 수요가 줄고 있는 까닭인데, 앞으로 전망도 불투명해 금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연구원은 "금의 지위가 확고해질 때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이에 대한 헷지(위험회피) 목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때"라며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물가 여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것.

금은 달러화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인만큼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고 달러화가 강세인 환경에서는 금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고 박 연구원은 진단했다.

오랜 기간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아온 엔화 역시 이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엔화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고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던 안전통화였다.

이후 아베 내각이 출범하고 일본은행이 과감한 양적완화 정책을 펴자 엔화는 약세로 선회하기 시작해, 달러화 대비 40% 넘게 가치가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고용증가나 임금상승률 면에서 일본이 양적완화로 이루고자 한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새로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빌미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된다면 엔화는 다시 약세 경로를 밟게 된다는 분석. 또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 차입통화로서 엔화 매력이 높아지면서 엔화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결국 금과 엔화 등이 안전자산으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면 앞으로 달러화는 독보적인 안전통화로 기능하며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다른 안전자산의 퇴보로 달러화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경기 여건, 통화 정책 차이 등으 고려해야 한다"며 "달러화의 강세에 대해서는 모든 분석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금 가격 하락을 보면 대표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약해지는 장기 사이클에 진입한 것 같다"며 "달러화의 위상은 높아지고, 추세적이며 장기적인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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