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미국·중국)' 증시 패닉에 금융시장 '시계제로'…투자자 불안 심화

입력 2015-07-09 07:22:45 | 수정 2015-07-09 07:22:52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G2(미국과 중국)'의 주식시장이 급락과 거래중단 등 각종 악재에 한꺼번에 노출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시계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도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식시장발(發) 공포가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증시, 대내외 악재·거래중단까지 겹쳐 '혼란'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중국증시 폭락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중단, 미국 중앙은행(Fed) 경기 우려 등 잇단 악재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261.49포인트(1.47%) 급락한 1만7515.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4.65포인트(1.66%) 하락한 2046.69를, 나스닥 지수는 87.70포인트(1.75%) 내린 4909.76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중국 증시 폭락과 그리스 우려 등으로 하락 출발한 후 장중 하락폭을 확대했다. 뉴욕증권거래소 거래 중단과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등이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NYSE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모든 주식 거래가 중단된 후 오후 3시10분께 거래가 재개됐다. 원인은 서로 다른 회사에 의해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증권거래소 간 시스템 충돌로 말미암은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NYSE를 제외한 다른 10여개 공식 거래소에서는 장중 모든 거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미국 주식이 거래되는 대표적인 11개 거래소 중 NYSE의 거래 비중은 전날 기준 약 12%가량이다.

이날 거래 중단은 대내외 악재로 3대 지수가 일제히 1% 안팎의 하락을 보인 가운데 발생해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거래가 정지된 시간 동안에 뉴욕증시로 들어온 모든 매매 주문은 취소됐다.

NYSE는 3시간 38분 만인 오후 3시10분부터 거래가 재개되며 정상을 되찾았다.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가 중단된 사례는 2005년 NYSE에서, 2013년 나스닥에서도 발생하는 등 몇 차례 있었다. 이번 사고는 당시 나스닥이 3시간 동안 멈췄던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FOMC 의사록도 이날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Fed 위원들이 그리스 부채 협상과 중국 성장 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 지수에 부담이 됐다.

Fed는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유로존 위기가 미국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금리 인상 전 긍정적인 경기 지표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中 개인투자자들 "주식에 전재산 쏟아부었는데…" 망연자실

중국 증시 폭락세도 심상치 않다. 중국 금융당국이 잇단 증시 안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2802개 종목 중 1429개는 주가 급락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거래 중지를 요청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8일 5.9% 내린 3507.19로 마감했다. 지난달 12일 연중 최고치인 5166.35까지 오른 뒤 하락세로 돌아서 3주 동안 32.1% 내렸다. 이 기간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3조2500억달러(약 3700조원)에 이른다.

그리스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2370억달러의 10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그리스 위기보다 중국 증시 붕괴가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장 초반 8.2%까지 폭락하자 또다시 부양책을 공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증권금융공사를 통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 규모가 5000억위안 이상이 될 것으로 보도했다.

중국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자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패닉(공황상태)에 빠졌다. 중국 최고 부호들의 자산도 수조원씩 사라졌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 상하이증권거래소 주변에는 신세를 한탄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개인투자자로 장사진을 이뤘다”며 “모든 재산을 증시에 쏟아부었거나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개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주가가 빠지고 거품 붕괴로 추가 하락이 우려되면서 증시와 관련한 각종 미확인 소문도 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 증시 폭락 때문에 베이징에서 투자자가 잇따라 자살한다는 얘기를 퍼뜨린 20대 남성이 입건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중국 최고 부자인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의 재산이 6~7일 사이에 17억달러(약 1조9300억원) 줄었다고 보도했다.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홀딩스 회장과 인터넷 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자산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1억달러(약 1조2500억원), 6억5000만달러(약 7400억원) 증발했다.

중국 여파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3.14% 하락한 1만9737.64에 장을 마쳤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18% 떨어진 2016.21에 마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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