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주목 e팀 ⑤

총 대신 '전화' 든 삼총사…"'불'난 전화통에 마이너스 낼 틈 없죠"

입력 2015-07-10 13:20:40 | 수정 2015-07-10 15:08:46
(왼쪽부터) 장용욱 전략투자팀 대리, 경규열 과장, 이창행 팀장, 김정희 채권운용본부 본부장.기사 이미지 보기

(왼쪽부터) 장용욱 전략투자팀 대리, 경규열 과장, 이창행 팀장, 김정희 채권운용본부 본부장.


금융투자업계 메카인 '여의도'는 사람이 곧 자산인 곳이다. 애널리스트(기업 분석가)나 펀드 매니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하루에도 천문학적인 단위의 돈이 오가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만큼 일부 스타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니저의 경우 높은 몸값을 받고 회사를 옮겨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뛰어난 사람(인재)만큼 중요하게 꼽히는 것이 팀워크. "혼자 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칭기즈칸(몽골제국 창시자)의 사상이나 "나의 비즈니스 모델은 비틀즈다"라던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의 철학은 모두 팀워크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한경닷컴]은 뛰어난 팀워크로 여의도 투자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팀을 만나 이들의 끈끈한 동료애와 성공담을 들어본다.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욱 빛나는 주목 이(e) 팀이 여기 있다.
[편집자주]

전화벨이 또 울렸다. 서울 여의도 KTB빌딩 13층. 그 곳에 가면 귀와 어깨 사이에 전화기를 끼운 모습이 자연스러운 세 남자를 만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를 걸고 받는 이들의 사무실은 흡사 어느 회사의 콜센터처럼 보인다.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은 KTB자산운용 전략투자팀은 최근 새로운 선수들로 팀을 재정비했다. 이창행 팀장(47)과 경규열 과장(35) 장용욱 대리(32), 이들 '삼총사'가 지난 2월부터 손발을 맞추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지난 3일 사무실에서 이 팀장과 만나 그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저장된 전화번호는 1500개가 넘었다. 경 과장과 장 대리의 것까지 합하면 세 남자가 보유한 전화번호는 족히 3000개는 넘어 보였다.

이 팀장은 쉴새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총 대신 전화기를 든 삼총사의 이야기였다.

◆ 국내 첫 메자닌펀드 설정…수익률 독보적

삼총사의 주특기는 '메자닌 펀드'다. 메자닌펀드(Mezzanine Fund)는 주식으로 바꾸거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메자닌은 이탈리아어로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 층이라는 뜻으로 금융에서는 채권과 주식 성격을 모두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KTB자산운용 전략투자팀이 2005년 처음으로 메자닌펀드를 선보였다. '최초'라는 수식어 뿐 아니라 운용 성과면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KTB자산운용의 메자닌펀드는 10년동안 연간수익률이 단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팀에서 운용하고 있는 메자닌펀드 수는 60~70개, 금액으로는 23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지난해 1분기에 설정된 메자닌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47%를 넘어섰다.

"팀 이름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투자전략팀이 아니고 '전략투자팀'이거든요. 말 그대로 일반적인 공모형·개방형 펀드에서 벗어나 전략적으로 투자해보자는 데서 만들어진 팀이에요. 저희 팀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품이 메자닌펀드이고요."

지난 2월 팀이 재정비된 만큼 한창 호흡을 맞춰나가야 할 시기이지만, 세 명 모두 사무실에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이들이 자리에서 통화를 하지 않는다면 사무실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사모 물량 확보가 중요한 메자닌펀드의 특성상 '네트워크'가 운용의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돈이 있다고 해서 모두 메자닌펀드를 설정할 수는 없습니다. 주식형펀드는 자금만 모이면 언제든지 관심있는 종목을 담을 수 있지만, 메자닌펀드는 기초 자산인 사모 물량을 확보해야 편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희는 이런 과정을 '딜소싱'이라고 표현해요. 메자닌펀드 운용은 누군가 소스를 줘야 성사되는 딜(계약)의 성격이 강합니다."

◆ 주무기 휴대전화…깐깐한 투심위도 한 몫

그들이 차트보다 사람을 보는 시간이 더 많고, 사무실 컴퓨터보다 휴대전화를 가까이 하는 이유도 네트워크 때문이다. 세 남자에게 전화번호가 빼곡히 들어찬 휴대전화는 탄창이 가득 든 총과 같다.

팀의 네트워크는 개별 회사부터 증권사 투자은행(IB), 벤쳐캐피탈(VC) 회계법인까지 다방면으로 펼쳐져 있다.

이 팀장은 20년동안 증권사부터 벤처캐피탈 저축은행까지 금융투자업계 전반에서 주식 및 펀드 운용과 IB사업부 경험을 쌓았다. 실무 경험과 전문성은 물론 오랜 시간 단단하게 굳혀온 업계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정말 좋은 회사는 한 번만 투자 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지켜보고 알아가면서 여러번 투자를 하게 되는데,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투자처도 있어요. 1994년부터 업계에서 지낸 시간과 경험들이 지금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경 과장은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8년차 운용역이며, 회계사 출신인 장 대리는 회계법인과 증권사를 두루 거친 실력파 막내다.

각자 전문 분야에서 인맥을 총동원해 소스를 모으고 나면 각 회사에 대한 '스터디'에 돌입한다. 메자닌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주로 발행하기 때문에 회사의 기초체력, 재무건전성, 성장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량 확보만큼 선별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전화 통화하다 보면 정말 매력적이고 멋있어 보이는 회사들이 많아요.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그런 회사들을 신중하게 선별해 담는 것이 중요하죠. 만약 어떤 회사에 투자하려고 할 때 팀원 셋 중 한명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재검토에 들어가는 게 원칙입니다."

특히 업계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KTB자산운용 투자심의위원회의 투자 결정을 받으려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실제 이들은 KTB 메자닌펀드의 우수한 성과 비결 중 하나가 투자심의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의 기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지간히 준비해서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설득하기가 어려워요. 일반적으로 시장에 발행되는 전체 메자닌의 30%가 펀드 편입 대상이 되는데, 그 중에서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는 것은 전체의 10%도 안됩니다. KTB자산운용의 메자닌펀드 편입이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이죠."

◆ 변동성 클 수록 매력…디폴트 없는 투자가 1원칙

메자닌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특히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때일수록 메자니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메자닌펀드는 기본적으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세장에서는 다른 상품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수가 많이 올라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는 경쟁력이 높아지죠. 불안할 수록 눈여겨봐야할 상품이 메자닌펀드입니다."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투자 대상 회사가 문만 닫지 않으면 채권 이자는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메자닌펀드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KTB자산운용 전략투자팀은 앞으로도 디폴트(부도) 없는 투자라는 제 1투자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0년동안의 성과를 향후 10년동안 잘 지켜나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성장성은 있되 절대 디폴트가 나지 않을 회사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변함없이 이어가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이 팀장과 팀원들의 휴대전화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전화기를 꺼내든 삼총사는 다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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