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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악재' 그리스…코스피 반전 마지막 퍼즐될까

입력 2015-06-22 11:00:41 | 수정 2015-06-22 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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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악재인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국내 증시에 또 다시 변수로 등장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구제금융 종료를 앞두고 그리스와 채권단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앞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발(發)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일본 엔화 약세도 속도를 조절함에 따라 국내 증시 분위기 반전의 마지막 퍼즐은 그리스가 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뱅크런 현상 발생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리스와 채권단의 채무 협상 과정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그리스 디폴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그리스 10년 국채금리는 다시 13%를 넘나들고 있고, 그리스 주가지수는 2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리스는 이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 상당의 채무를 우선 상환해야 한다. 다음 달 20일에는 35억 유로의 국채를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투자은행(EIB)에 갚아야 하는 등 7~8월에만 112억 유로의 상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채무 불능 상태인 그리스는 부채 상환을 위한 72억 유로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금을 받아야 하지만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과의 협상은 계속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최대 쟁점은 연금 삭감이다. 채권단은 연금 지급액 삭감을 요구했지만 그리스는 채권단 성에 차지 않는 연급 수급 개시 연령 상향을 제시했다.

그리스와 EU는 25일 예정된 정상회의에 앞서 이날 긴급 유로정상회의를 열고 양측 간 이견을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

만약 두 회의에서도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그리스는 결국 디폴트에 빠지게 되고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게 투자업계 판단이다.

김태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 확대로 이미 그리스 시중 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22일 긴급 회의에서도 이렇다할 결론이 없다면 뱅크런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그리스 기업과 가계의 시중은행 예금 잔액은 5개월 간 31억 유로(전체 잔액의 19%)가 감소했다.

이에 그리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자금을 대출해 주기 위해 지난 19일 ECB에 긴급유동성지원(ELA) 35억 유로 증액을 요청했다.

◆ 그렉시트 가능성 낮아…대내외 불안 진정 주목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리스 문제가 당분간 금융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순 있어도 최악 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그리스가 이달 말까지 IMF 상환금을 갚지 못해 일부 디폴트에 빠진다해도 이것이 그렉시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론조사 기관 설문에 따르면 그리스 국민의 70%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유로존에 남아있기를 희망한다"며 "유로존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입장에서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총선에서 EU 탈퇴를 내세운 보수당이 재집권하고, 스페인 지방선거에서는 반긴축·반EU 성향의 좌파연합이 선전하는 등 회의적 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는 때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체제 위협의 도화선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극단적인 사태가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며 "긴급 유로정상회의에서도 합의에 실패한다면 우려는 더 커지겠지만 늦어도 25일께는 일시적 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이달 말까지 72억 유로를 지급하는 협상에는 실패하지만 일시적 대책에 합의해 예정된 채무 상환이 가능하도록 일부 자금이 지원되는 것"이라며 "이후 나머지 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 불안이 한풀 꺾이고 나면 국내 증시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그리스 문제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동안 국내 증시를 눌러온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우려는 6월 FOMC 회의를 통해 진정됐고 엔화 환율 역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안심 단계는 아니나 고비는 넘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동반 안정된만큼 그리스 문제가 합의에 도달한다면 주가 반등 탄력은 한꺼번에 집중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지금은 이익 모멘텀(동력)과 추경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에너지, 화학, 증권, 건설, 유통 업종 등을 긍정적으로 꼽았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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