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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노조에 볼모로 잡힌 예탁결제원

입력 2015-06-15 13:38:24 | 수정 2015-06-15 1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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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임금과 과도한 사원복지로 한때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리며 홍역을 치른 한국예탁결제원이 이번엔 모회사 노사 갈등 틈바구니에 끼여 난감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코스닥시장 분할과 관련해 최경수 이사장의 퇴진 운동까지 불사하고 내놓은 공개서한에서 자회사인 예탁원에 추월당한 영업이익을 거래소의 '오명'으로 지목해서다.

15일 거래소 노조는 '최경수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최근 예탁결제원에게 이익을 추월당해 '동생보다 못한 형'이란 오명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성 제고는 예산 절감으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의 창의적인 역량 발휘를 통해 달성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사장의 공공기관 해제 성과에 대해서도 "이것이 직원들의 보수와 복지를 삭감해 얻은 것이라면 직원들에게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최 이사장의 코스닥시장 분할 방침에 대해 반발하면서 경영상 부진을 소위 '볼모'로 잡고 지적한 셈이다.

실제로 작년 예탁원의 실적이 거래소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시 침체에 따른 수수료 감소 등으로 인해 거래소가 부진했던 반면에 사업 모델이 다양한 예탁원의 경우 신규 사업을 통한 매출 확대와 비용 절감이 이익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탁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6.22%와 32.81% 늘어난 1330억7700만원, 영업이익 268억8300만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12.74% 증가한 505억원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소의 매출액은 9.90% 성장한 2828억12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29.10% 줄어든 204억4400만원에 불과했다. 당기순이익 456억3200만원으로 예탁원보다 50억원 가량 적었다.

예탁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거래소를 웃돈 것은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이후 10년 만에 처음 구경하는 일이다.

예탁원은 올해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2010년 도입 후 적자를 지속했던 전자투표 사업에서 올해 처음으로 수수료 수입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 당국이 섀도우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 폐지 유예의 전제로 전자투표 신청을 내걸어 이를 도입한 기업들이 급증해서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전자투표 수수료 수익은 7억100만원, 전자위임장 수수료 수익은 1억3600만원으로 총 8억37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했다.

전자투표제는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예탁원이 구축한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동안 기업들의 참여와 계약 독려를 위해 사실상 무료로 운영해왔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시스템을 이용한 12월 결산법인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16곳, 코스닥 시장 상장사 220곳, 비상장사 2곳 등 모두 338곳이다. 2013년 전자투표 이용사가 18곳, 지난해는 8개사 임을 감안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예탁원은 통상 자본금과 발행주식수를 기준으로 기업 한 곳당 연간 약 200만~500만원 가량의 전자투표 계약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전자투표 계약사는 약 400여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23% 수준임을 감안하면 향후 수수료 수익은 더 늘어날 것이란 것이 예탁원의 설명이다.

한편, 거래소 노조는 이날 공개서한에서 이사장의 경영책임과 더불어 △ 자본시장 구조개편에 대해 명확히 반대 의사를 천명할 것 △자본시장 구조개편 저지를 위한 전사적 실행계획을 마련할 것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고 금융위의 실무작업에 협조하지 말 것 △ 지주회사 방안은 즉시 폐기할 것 등 네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전날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의 예탁원 보유지분은 70.41%이고, 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이 보유한 예탁원 지분(4.63%)까지 합하면 모두 75.04%에 이른다.

정현영 /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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