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채원 "도망다니다 보니 10년…장기 펀드투자 성공 반드시 증명할 것"

입력 2015-05-12 13:16:05 | 수정 2015-05-15 14: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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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다니다 보니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또 새로운 10년 투자여행을 차근차근 준비해야지요"

한국이라는 척박한 투자환경에서 장기투자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51·사진). '가치투자 전도사' 이채원 부사장이 만든 '한국밸류 10년투자 증권투자신탁 1호' 펀드가 올해 5월을 맞아 10년 차에 접어들며 단기 종착점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집무실에서 만난 이 부사장은 10년을 달려 결승선을 목전에 둔 지친 마라토너의 모습이 아니었다. 새로운 10년 여정을 준비하는 설렘으로 가득한 여행자의 표정이었다.

한국밸류 10년투자 펀드는 2006년 4월18일에 만들어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첫 작품이다. 펀드 이름에 나타나 있는 '10년투자'는 장기투자를 상징한다. 시장의 흐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안목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는 철학과 원칙이 담겨 있다.

업계 최초로 3년이라는 환매제한기간을 내건 펀드로도 유명하다. 환매는 가능하지만 3년 이내에 환매할 경우 이익금의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보통 펀드는 3개월 정도만 부여 하지만 가치투자를 통해 어떤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판단에서 도입했다. 지금도 환매제한이 3년인 펀드는 이 펀드가 유일하다.

운용실적 면에서도 드라마틱하다. 설정액은 1조5329억원에 달하고, 설정 이후 현재 누적수익률은 176%에 이른다.

이 부사장은 "지난 9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면 도망치며 살아온 인생"이라며 "'무엇을 사면 대박이 날까'가 아니고 '무엇을 사면 절대 깨지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바닥을 찾아 그런 주식을 찾아온 인생"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가치 보다 급등주를 찾는 '모멘텀 투자'의 유혹이 시시각각 밀려왔지만 여기서 도망다니며 소외되고 저평가돼 있는 주식을 찾아 나섰더니 자연스럽게 수익이 따라왔다고 고백했다.

지금까지 생존하며 성과를 거둔 비결을 묻는 질문엔 "원칙과 철학을 지켰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답변이 돌아왔다.

"가치투자나 장석투자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뻔히 알면서도 철학이나 원칙을 몸이 100%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지키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려면 팔아야 되는데 좀 덜 팔았다 손해를 보게 되고, 원칙대로 하면 무조건 사야 될 시점이지만 너무나 마음이 불안해 그럴 수 없을 때가 무수히 많았습니다. 그 만큼 원칙과 철학을 지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련이 됐고, 그래서 성과가 조금씩 나는 것 같습니다."

이 부사장은 작년말 삼성전자를 전량 매도해 증권가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잘라 말했다. 가치투자는 기업의 가치와 주가에 갭(격차)이 발생했을 때를 노리는 것인데 2010년 삼성전자를 매수할 때와 지금은 그 격차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실질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매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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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장기투자 문화가 움트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주저없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밸류 10년투자 펀드를 처음 만들 때 내부에서도 고민이 참 많았죠. '10년을 참고 견딜 수 있는 투자자가 과연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죽했으면 10년동안 내부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고 11년째 되는 해에 공모펀드를 출시할까도 생각했겠습니까? 하지만 출시 후 얼마 안돼 1조원이 몰렸습니다. 지금은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좋으면 오히려 항의 전화를 하는 고객들이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왜 철학과 원칙을 안 지키느냐'구요."

실제 펀드 가입자들의 투자기간을 조사해본 결과, 5년 이상 고객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예전과 달리 이 펀드 투자자들은 펀드에서 쉽게 돈을 빼나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일 펀드로 1조원 넘게 들어오는 것을 보고 거기서 희망을 봤습니다. 한국의 투자문화나 행태가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한국의 투자자들이 단기 모멘텀 투자에 지쳤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지난 세월을 보면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주) 급등이나 랩 어카운트로 시장이 난리를 쳤지만 결국은 수익이 안 났잖아요. 그 과정을 겪으면서 시장참여자들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최근 바아오나 화장품 관련주(株)들이 중국 모멘텀 등으로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이 단기 모멘텀에 휩쓸려 '버블'(거품)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견디기 힘든 유혹이겠지만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준비가 됐다면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하라"고 조언했다.

주위에서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의 얘기가 들리기 시작하면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가치투자의 귀재' 피터 린치가 말한 '칵테일 파티' 이론을 명심해야 한다고 이 부사장은 거듭 강조했다.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합니다. 하루 2-3시간은 기본입니다. 투자할 기업의 내재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앞으로 그 종목에 무슨 일이 있을 것인지를 파악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다만 적금을 깨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상식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이기는 게임을 하려면 주가의 상승 주기 등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를 알아맞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일부 여유자금을 잃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투자해야지 급하게 쓸 돈을 투자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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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사장은 한국밸류 10년투자 펀드의 이후에 대해서는 "여태까지 해온 일을 똑같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한 펀드에 20~30년 투자해 꾸준히 안정적으로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도 일관된 투자철학을 30년간 유지하는 펀드가 하나쯤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투자역사가 짧아서 투자문화나 행태가 잘 안 바뀌고 있습니다. 외국은 펀드가 최소 10년이 돼야 명함을 내밀정도인데 말이죠. 꼭 한번 20~30년 동안 일관된 가치투자철학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게 제 소원이다. 그래서 남은 20년은 절대로 원칙을 어기지 않고 끝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이 부사장은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강이 유지되는 날까지 '변하지 않는 것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전문]

'한국밸류 10년투자 펀드'의 성공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원칙과 철학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9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면 도망치며 살아온 인생입니다. '뭐를 사면 대박'이 날까가 아니고 '뭐를 사면 절대 깨지지 않을까'를 생각했습니다. 해저 삼만리 같은 밑바닥에서 사 놓으면 손실은 없을 것이고, 바닥이니까 언젠가는 올라가는 순간을 기다릴 수 있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그런 주식을 찾아온 인생입니다. 소외되고 저평가돼 있는 주식을 찾았고, 이렇게 도망다니다 보니 수익이 따라왔습니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금융위기 등 시스템 위기가 오면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도망갈 수가 없는 것이죠. 중소형주를 많이 들고 있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오는 손실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피해갈 수 있는 것은 거품이 깨질 때입니다. 2000년 때도 고유계정을 운용할 때 그랬고, 2011년 '차·화·정'이 잘 나갈 때, LG화학이 주당 58만원 가고, 현대차가 27만원, OCI가 60만원 갈 때 그런 주식이 없어 수익이 덜났지만 그 후 폭락할 때 자산을 지킬수 있었습니다. 2011년 코스피지수가 11% 급락했지만 우리가 1%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이 참고 기다려주지 않을 때 실망스럽지 않습니까

"누구에게도 실망하지 않습니다. 시장을 알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탓하지도 않습니다. 그 자체도 시장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갖습니다. 시장이 항상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면 (저희는) 집에 가야죠.(웃음) 인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본성인 욕망과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너무나 두려워 코스피 900포인트가 깨지면 주식을 다 팔고, 2000포인트 갈 때 3000포인트 갈까봐 주식을 더 사지 않습니까? 주식은 '오버슈팅'과 '언더슈팅'을 영원히 되풀이 합니다. 그런게 없으면 우리는 설 자리가 없죠. 그러면 우리는 고평가된 주식을 팝니다. 쏠리는 반대 쪽은 아주 싸니까 사면 됩니다. 시장에 딱 적정주가가 있으면 우리는 할 일이 없겠죠. 모든 사람들이 합리적이고 가치투자를 하면 우리는 떠나야 합니다."

10년 전 계획했던 목표는 얼마나 달성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수익률은 국고채 3년 금리 두배 정도가 목표였습니다. '금리+알파(∝)'니까 당시는 연간 10%, 지금은 4~5%가 목표입니다. 복리로 연간 10%했으니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점수로 따지면 80~90%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웃음) 실수한 것도 많고 잘못한 것은 이루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작은 성공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계획보다 빨리 온 측면도 있습니다. 그룹에서도 독하게 마음 먹고 종잣돈도 첫날 넣어줬습니다. 그 이유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0년정도의 트랙레코드를 가지고 11년차부터 펀드를 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돈이 안 들어와도 좋다. 10년동안 보여주겠다'고 작심한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놀랐죠. 단일펀드로 1조원 넘게 들어왔으니까요. 그래서 거기서 희망을 봤습니다."

10년 장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10년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이제 쉽게 돈을 빼가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10년 투자할 고객만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3년 전에 조사해 보니 5년 이상 고객 비중이 60%였습니다. 이런 숫자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이죠. 투자 문화나 행태가 바뀐 것이 아닐까요. 단기 모멘텀 투자에 지쳤다고 생각해요. 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지난 세월을 보면 차·화·정 급등이나 랩 어카운트로 시장이 난리를 쳤지만 결국은 수익이 안 났잖아요. 그 과정을 겪으면서 시장참여자들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화제를 바꿔 삼성전자 얘기를 해보지요. 왜 삼성전자를 전량 내다 팔았습니까

"기본적으로 너무 유명한 주식은 가치투자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먼저 2010년 삼성전자를 처음 매수했을 때부터 설명하겠습니다. 10년 동안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다가 2010년에 처음 샀습니다. 심지어 2008년 금융위기로 주가가 40만원 일때도 사지 않았는데 말이죠. 당시 SM엔터테인먼트가 주당 800원, 인터플렉스가 100원, 유진테크가 480원 할 때입니다. 지금은 보통 50~80배 올랐지만 그때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삼성전자는 제값을 받고 있었죠. 다른 주식들은 거덜이 나 있는데 너무 좋은 기업이기 때문에 훨씬 덜 떨어진 것이죠.

10년 만에 삼성전자를 샀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희 IT(정보기술) 담당 펀드매니저가 삼성전자 NDR(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에 갔습니다. 당시 삼성전자가 20개 기관투자가를 초청했습니다. 그런데 6명 밖에 안 왔습니다. 아무도 삼성전자을 쳐다보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를 보통 10%, 평균 6%를 보유하고 있을 때입니다. 삼성전자 IR(기업설명회) 담당 상무는 40분 동안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행태에 대해 '이럴 수가 있느냐'며 성토를 했습니다. 애플 스마트폰에 대해 대응도 잘하고 있고, 모든 분야에서 양호한데 주가 70만원도 말이 안된다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참담해 하며 격정적으로 토로했습니다.

왜 그랬냐면 그날 전세게 언론이 '이제 하드웨어 시대는 끝났고, 구글과 애플이 성공하는 소프트웨어 시대가 시작됐다'고 도배를 하다시피 했습니다. 다들 삼성전자는 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절대 안 망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기업의 가치와 주가 사이에 갭(격차)이 생긴 겁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얘기를 듣고 그날 펀드에 채울 수 있는 최대 한도로 삼성전자를 샀습니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2014년에 대부분 정리했습니다. 갭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 갭이 사라졌다고 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삼성이 스마트폰 잘하고 있는 것은 이제 다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그 다음으로 우리가 (삼성전자를) 이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저희는 이익이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음식료를 제일 좋아하지요. 이런 기업들은 실적이 비슷하게 납니다. 삼성전자는 1년 영업이익이 29조 갔다가 20조로 떨어졌다 하니 내재가치 계산이 어려워졌습니다. 분기 이익이 4조 갔다가 8조까지 가니까 8조가 진짜인지 4조가 진짜인지를 알 수 없게 됐습니다. 갭이 사라지고 수익추정이 안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주식이 됐기 때문에 정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또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우리는 출동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삼성의 지배구조 불확실성도 한 몫 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확고한 경영권 확보가 안돼 있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삼성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홀딩스를 사고 싶습니다. 지주사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9년 동안 드라마틱한 종목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려 보면 '키코 사태'(통화옵션 상품. 과잉헤지로 기업들의 손실이 컸음) 때입니다. 중소형 IT주를 많이 들고 있었는데 단기적으로 굉장히 평가손실이 많았습니다. 유진테크 같은 기업은 1만2000원정도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500원까지 떨어졌었습니다. 당시 그 기업은 정말 좋은 회사였어요. 재무구조가 괜찮았고, 부도 가능성도 없었습니다. 기업탐방을 해서 연구소에 갔더니 끝없이 연구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생겨 500원 일때 계속 더 샀습니다. 그 종목이 지금 1만6000원이 됐습니다. 30배 정도 된 것이죠. 유진테크는 경쟁력을 봤습니다. 반도체장비 회사인데 미세화공정에 관련된 장비가 독보적이고, 대체제가 없을 정도로 경쟁력 있었습니다. 단지 움츠리고 있었을 뿐이지요. 시장이 개화는 안돼 있었고 기술력은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고영테크놀러지 같은 기업도 그렇습니다. 3D 장비 회사인데 6000~7000원 할때 눈여겨봤습니다. 지금 4만원대하죠.

돌이켜 보면 개별 기업보다는 쏠림현상이 있을 때 반대로 가서 돈을 벌었습니다. 차화정이 한창일 때 중소형주와 지주사를 많이 샀습니다. 동원산업은 5~6만원일 때 사서 30만원이 갔고, 경동나비엔도 6000원일 때 샀는데 지금은 3만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여태까지 해온 일을 똑같이 하고 있을 겁니다. 단지 한국에도 어떤 펀드에 20~30년 투자해서 꾸준히 안정적으로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일관되고 동일한 투자철학을 30년간 유지하는 펀드가 나와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투자역사가 짧아 투자문화나 행태가 잘 안바뀌고 있습니다. 꼭 한번 20~30년 동안 일관된 가치투자 철학을 가지고 한국에서 이같은 철학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게 제 소원입니다. 남은 20년은 절대로 원칙을 어기지 않고 끝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성공 투자를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신(神)이 아닌 이상 누가 시장을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항상 준비된 자세로 길목 지키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투자자는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기업에 투자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여유 자금으로 해야 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전문투자자와 다른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여유 자금입니다. 우리는 여유 자금이 없습니다. 환매신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내줘야 합니다. 여유 자금은 영원히 들고 갈 수 있고, 종목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본인이 잘 이해하고 공부가 많이 된 업종이나 종목에 투자해서 미리 길목을 지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변관열 한경닷컴 증권금융팀장 bky@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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