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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발목잡힌 코스피…5월 조정의 서막인가

입력 2015-05-06 11:01:41 | 수정 2015-05-06 11: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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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그리스발(發) 악재에 발목이 잡혀 13일 만에 2100선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라 지수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구제금융을 둘러싼 그리스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에 노출된 코스피지수가 적어도 6월까지는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최근 증시 '버블'(거품) 논란이 일고 있어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조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미·유럽 증시 하락…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

6일 212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자 2100선까지 밀렸다. 이날 오전 10시21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5% 떨어져 2100선도 위협받고 있다.

밤사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 역시 그리스 우려가 고조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9%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 넘게 밀렸다.

범 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은 1.46% 하락했고 독일 DAX지수도 2.51% 내렸다. 프랑스 CAC40은 2.12%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 사이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제통과기금(IMF)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부 사이에도 갈등이 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폴 톰슨 IMF 유럽 담당은 최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가 올해 다시 재정 적자에 빠질 수 있다"며 "이런 상태에선 구제금융을 분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IMF는 그동안 그리스 금융위기를 막고자 그리스 정부에는 '긴축'을 유로존에는 '채무 경감'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이에 거부감을 나타내자 IMF는 72억 유로의 구제금융 분할금 중 IMF 몫인 35억 유로를 주지 않겠다고 강수를 둔 것이다.

구제금융 잔금이 없다면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당분간 코스피지수에 경계 심리를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 조정 장세 길어질수도…미 금리 논쟁 재점화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최근 5년 박스권 상단인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수준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대외 환경까지 나빠지고 있다"며 "지수가 단기에 많이 올라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조정 빌미'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 우려와 글로벌 금리 상승이라는 대외 요인과 더불어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된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요인들이 맞물리며 코스피지수의 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팀장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해질 수 있다"며 "실제 지난달 4조원 넘는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최근에는 매수 강도를 눈에 띄게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4일 13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은 이날 54억원 어치를 팔며 다시 매도로 전환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논쟁도 점화된만큼 조정 장세가 다음달 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달엔 가격 조정, 다음달엔 기간 조정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을 비단 코스피지수에만 국한해 볼 것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해외 시장 전문가들의 '버블' 관련 발언을 종합해 볼 때 글로벌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채권왕' 빌 그로스는 독일 국채에 일생 일대의 '매도' 기회가 왔다면서 채권·주식 모두 랠리가 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도 초저금리로 세계 자산에 버블이 형성됐다고 했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채권·주식·부동산 모두 금리 인상 이후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이런 발언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공급 축소 우려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번 주말 발표되는 미 고용지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는 오는 8일 4월 고용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 미국의 2년 만기 금리는 주중 한 때 0.6%를 돌파했다"며 "정책 금리를 가장 잘 추종하는 2년 금리의 상승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6월 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논쟁 자체는 이미 재점화됐다"며 "(증시에서) 5월은 항상 주의가 필요한 달"이라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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