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17세기 英 '창문세' 걷었더니…'세금의 역설' 경계해야"

입력 2015-04-09 10:41:02 | 수정 2015-04-09 11:05:19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자본시장 세제개편과 관련해 '세금의 역설'이 발생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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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민 재산증대와 국가 재정 건전화를 도모하는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세금을 걷으려다가 (자본)시장이 죽어 오히려 세수가 줄어드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7세기 영국에서는 창문이 많으면 부자라고 해 '창문세'를 걷었다"며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햇빛도 포기하고 점점 창문을 없애는 일이 생겼다"며 잘못된 세제가 가져오는 잘못된 결과에 대한 예를 들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집의 크기를 길가에 면한 면적으로 따져서 과세했더니 길가는 짧고 뒤는 긴 기형적 구조의 집들이 생겨났다는 것.

황 회장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도움되는 쪽으로 세제를 개편해서 국민이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는 국민 노후 지원에 들어가는 재정부담을 더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산을 보면 금융은 25%에 불과하고 부동산을 포함한 비금융자산이 75%에 달한다"며 "반면 미국과 일본은 금융자산이 60~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부동상 가격이 안정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금융자산을 통한 부의 축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금융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ISA(IWA,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대한 과감한 세제혜택과 해외펀드에 대한 과세를 합리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들어가며 해외펀드 투자 비중이 75% 까지 늘었다"며 "우리나라는 해외펀드에 지나치게 불리한 과제제도로 인해 해외 투자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도 세제가 정비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지 않는 국내펀드와 달리 해외펀드에는 매년 말 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부과한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인 강석훈 의원은 "자본시장을 살리고 국민 재산을 증대하기 위해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며 "증권거래세 인하,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 합리적 과세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세제개편을 논의하며 국가 재정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래 세대에게 세 부담을 증가시키지 않기 위핸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과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와 오윤 한양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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