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세대'를 아시나요?…트렌드메이커에서 피딩족까지

입력 2015-04-02 13:54:01 | 수정 2015-04-02 17: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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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한경닷컴 기자)최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베이비부머 세대(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에 쏠리고 있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법적 정년에 접어들기 때문에 이들의 은퇴·노후 준비는 투자업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50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로 진입한 만큼 기존에 연장자를 통칭하던 '시니어' 또는 '실버세대'와 같은 개념으로 묶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60세 이상과는 확연히 다른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근거로 새로운 시니어 개념을 정립해야 효율적인 은퇴·노후 설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실버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정치 참여·교육 수준↑…여성 중심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1차 베이비부머들을 '부자 세대'(Wealthiest Generation) 이면서 '높은 정치 참여율'(High Political Participation)과 '높은 교육 수준'(Intellectual Desire)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힘'(Trend Maker)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인생 이모작(Encore Career)을 준비하는 세대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앞선 시니어 세대와 차별화되는 특징으로는 '할아버지 경제의 부각'(Grandparent Economy) 과 '나이는 단지 숫자일 뿐'(Old body, Young mind) 이라는 생각, '강해지는 여성의 의사결정권'(Lady First), '다양성'(Diversity of Senior) 등을 꼽았다.

연구소 측은 이들의 모습과 트렌드를 종합해 시니어그룹으로 진입한 1차 베이비부머 세대를 화이트골드(WHITE GOLD), 이른바 '백금세대'로 정의했다.

◇ '부자 세대'=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세대는 1차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50대로 이들의 평균 자산은 4억3000만원이다.

과거에는 시니어라고 하면 부양의 대상으로 생각했지만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부머가 시니어 세대로 편입되고 있어 경제적 주도권 또한 자연스레 시니어 세대에게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통계청 조사 결과 일본 역시도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에 해당하는 '단카이' 세대(2차 대전 직후 1946~1949년 출생)를 중심으로 한 이들이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진웅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50대 이상 가구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라며 "금융 자산은 25%에 불과해노후 생활비 조달에 있어 유동성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자산 구성에 대한 조정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

◇ '높은 정치 참여율'=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유권자 구성 또한 시니어 세대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2002년에는 30~40대 유권자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였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30~40대와 5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각각 42%와 40%로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선거 결과만을 놓고 보면 투표자수 기준으로 50대 이상이 전체의 49%를 차지해 정치적 의사결정궈는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특히 진보냐 보수냐의 이분법적 논리보다는 누구 혹은 어느 정당을 뽑는 것이 사회와 자신에게 유리한 지를 따진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 '높은 교육 수준'= 1차 베이비부머들은 한국전쟁 이후 집단으로 고등교육을 받기 시작한 최초 세대로 70%에 가까운 사람들이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고, 대학교 입시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온 세대로 교육의 중요성을 어느 세대보다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자녀인 '에코 베이비부머' 세대(1979~1985년 생)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로 이어져 오고 있다.

정보기술(IT) 기기나 스마트 시대로 대변되는 최첨단 유행에도 뒤쳐지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86%에 달해 60대(50.6%)와 70대(14.1%)보다 현저히 높았다.

◇ '트렌드 메이커'= 국내 누적관객수 역대 1위 영화 '명량'(1761만), 올해 첫 1000만 관객 돌파 영화 '국제시장'(1424만), 독립다큐영화로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젊은 층 뿐 아니라 중장년까지 모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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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영화는 주로 30대 전후 젊은 사람들의 문화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CGV 리서치센터에서 발표한 연령대별 관객수 증가율에 증가율을 보면 중.장년층이 큰 폭으로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 뿐 아니라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 등도 시니어 세대에게 익숙한 노래로 향수를 자극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김 연구원은 "시니어 세대는 이미 문화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할 정도로 중요한 소비층이 됐다"며 "이들의 관심 여부가 100세 시대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필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인생 이모작'= 통계청의 2013년 연령대별 고용률 현황을 보면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60~64세 고용률이 57.2%로 20대의 56.8%를 넘어섰다.

게다가 50대의 고용률은 고용률은 73.1%로 30대(73.2%)와 불과 0.1%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이 또한 곧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1차 베이비부머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떤 형태로든 제2의 일자리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2년 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실질은퇴연령도 71.4세로 OECD 평균 64.2세를 훌쩍 뛰어넘었다.

◆ '통 큰 손주 사랑' 피딩족 대세…외모도 관심

그동안 '실버산업'이라고 하면 주류시장에서 벗어나 하나의 부가적인 기회가 있는 시장 정도로 인식했다. 하지만 고령화의 진행에 따라 모든 분야에 있어 주도권이 시니어 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주류 시장 자체가 시니어 마켓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소 측은 "시니어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고령화, 장수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시니어 마켓 트렌드를 정확히 읽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할아버지 경제'= 피딩(Feeding) 족이란 용어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Financial), 육아를 즐기며 (Enjoy), 활동적이고 (Energetic), 헌신적인 (Devoted) 50대~70대 조부모 세대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비심리는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요즘은 저출산 영향으로 자녀 수가 적다 보니 사랑하는 손주들에 대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씀씀이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한 유명 백화점 60대 이상 고객의 유.아동복과 유모차 소비는 작년 기준으로 전년보다 각각 14%, 10% 넘게 증가했다.지난해 피딩족의 연간 구매금액은 30대 이상보다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할아버지 경제'라고 칭하고, 일본에서는 '손주 비즈니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 '나이는 숫자일 뿐'= 일본의 한 화장품 회사는 기능성 화장품을 내놓으면서 '50세 이상을 위한 화장품'이라고 홍보했지만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똑같은 제품을 '10년 젊어지는 화장품'이라고 바꿔서 홍보하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시니어 세대라고 해도 '실버'와 같은 단어를 좋아하지 않고 자신들을 그렇게 부르기 원치 않는 다는 걸 보여준다.

김 연구원은 "진취적인 시니어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려면 젊은 취향과 함께 은근한 디자인과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며 "복잡하지 않게 기능적으로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여성의 의사결정권'=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40여 개국 1만2000여명 여성을 대상으로 제품 구매 시 여성이 결정권을 가진 비율을 조사한 결과 가구 94%, 휴가 92%, 주택 91% 등 굵직한 소비 이벤트에서 여성 결정권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관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는 80%, TV와 같은 가전 제품 61%로 역시 여성의 결정권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가계 소비규모 5조9000억 달러 가운데 여성들이 결정권을 가진 지출금액은 4조3000억 달러로 73%에 달했다. 독일은 70%, 영국은 66% 이고, 가까운 일본도 여성의 구매 파워가 62.5%에 이른다.

한국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남자보다 여자 인구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초 현상이 소비 시장을 변화시킬 단초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 '시니어 세대의 다양성'= 시니어 세대는 연령에 따라 상당히 다른 소비패턴을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시니어 세대의 소비 패턴'에 따르면 50대는 자동차 구입이나 운동과 같은 활동적인 소비 비중이 높고, 60대는 애완동식물처럼 정서적인 취미활동에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70대 이상에서는 주택유지와 수선, 가사서비스 같은 소비 비중이 많다.

소득 수준이나 자산 보유 수준에 따라서도 소비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니어 마켓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미국은 시니어 세대의 주축인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지 않고 6~7년 간격으로 세분화해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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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시니어를 지칭하던 '실버'라는 용어는 너무 오래되고 나이든 느낌을 준다"며 "'은'이란 금속 역시 시장 가치 변동이 큰 편이어서 시니어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겉보기엔 은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가치가 훨씬 높은 '백금'이라는 말이 시니어 세대를 정의하기 더 알맞다"며 "시니어는 고령자라는 단순한 틀에서 벗어나 이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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