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크로바하이텍, '무선충전 지게'로 곳간 채운다

입력 2015-03-20 11:00:00 | 수정 2015-03-20 11:00:00
바야흐로 '전원 케이블이 없는 시대'다. 무선(무접점)충전 필수 부품인 '코일(나선형으로 감은 도선) 세트' 납품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크로바하이텍은 올해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세)를 확신했다.

일찌감치 2013년 증시에서부터 '유망 테마'로 시선을 끈 무선충전산업은 불과 2년여 만에 스마트폰 상용화를 뛰어넘어 자동차 탑재로까지 개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크로바하이텍은 3년 전부터 글로벌 정보기술(IT)·자동차 제조사와 기밀유지협약(NDA)을 맺고, 무선충전 송·수신부 코일 세트 개발에 매진해왔다.

2015년 3월, 드디어 크로바하이텍은 첫 스마트폰용 송신부 무선충전 코일세트를 대기업 납품 차량에 가득 옮겨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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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만에 영업실적 턴어라운드 예상…"1분기부터 긍정적일 듯"

크로바하이텍은 경기침체 여파로 2012년 이후로 연결·개별 재무제표 영업실적이 모두 '마이너스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2년 40억원을 웃돌았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56억원 이상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적자(34억원)를 지속했다.

크로바하이텍은 "경기침체 탓으로 주요 거래선이 제품 생산을 줄이면서 매출액이 먼저 꺾였다"면서 "게다가 세법개정에 따른 법인세 비용 증가와 외화환산이익 감소로 인해 순손실도 큰 타격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재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당장 1분기부터 긍정적인 실적 개선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먼저 반도체 업황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디자인사업 외형(매출액)이 커지고 있고, 반도체패키징사업의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크로바하이텍의 판단이다.

크로바하이텍 관계자는 "특히 무선충전산업의 경우 시장 초기 단계라서 영업마진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새롭게 시장이 열리고 있는 무선충전 상품은 향후 가격경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고부가가치상품으로 실적 개선에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크로바하이텍은 지난 19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시판 예정인 신제품용 무선충전기 코일세트를 납품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공급은 수익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1분기부터 영업흑자 달성에 발판이 되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스마트폰 안에 수신부 무선충전 기능을 내장(번들)하기로 했다. 별도의 송신부 무선충전 패드만 확보하면 선 없이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LG전자도 올해 내놓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G4에 무선충전 기능을 기본 탑재해 판매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크로바하이텍은 "집이나 회사, 자동차 등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장소가 일정한 사용자는 패드만 갖추면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 트랜스 1위 업체서 반도체설계로 변신…다시 무선충전 신무기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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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 설립된 크로바하이텍은 2002년 하드디스크(HDD) 리워크(rework)사업 첫 진출을 시작으로 2008년부터 반도체설계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크로바하이텍은 "당시 반도체설계사업 진출은 성공적이었다"면서 "반도체설계사업부의 빠른 안정화를 위해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 20명을 뽑아 충북 청주공장에 배치해 반분기 만에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양산했었다"고 떠올렸다.

크로바하이텍은 이후 자동차전장부품 사업을 비롯해 멀티터치 모바일 구동칩(IC) 개발(2011년), 무선충전코일개발(2011년12월), HDD 제조·생산(2012년 1월), 반도체 테스트하우스 구축(2012년 9월), 무선충전코일세트 공급(2015년 3월)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신(新) 성장동력 발굴에 분주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사업부와 트랜스·코일 등 전원사업부(중국 문등·산동·동관법인), 불량하드디스크를 고쳐 재생산하는 HDD사업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트랜스포머(전원공급변환장치)의 경우 국내 1위 생산 업체다.

무선충전 시대가 열리면서 재성장을 위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무선충전방식은 자기유도(또는 전자유도)와 자기공명(자기공진)으로 나뉘는데 이 회사가 개발 납품중인 코일세트는 두 가지 방식에 동시 적용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자기유도 방식이 먼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른바 '올려놓는 충전'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또 이 방식은 송전 방식에 따라 '가동 코일 방식(1차 코일과 2차 코일이 이동)', '멀티 코일 방식(코일 3층 배치)', '마그넷 흡인 방식(중앙에 자석 배치)' 등으로 구분된다. 코일로 주변 자기장을 만들어 그 위에 전류를 흘리면 배터리가 가득 채워지는 방식이다.

◆ 무선충전 끝없는 진화 '자기공명'…"표준화 작업 한층 속도내고 있다"

문 열린 무선충전 기술은 자기유도 방식이다. 자기유도는 '치(Qi) 규격'으로 상용화 단계다. 2008년 12월 무선전력위원회(WPC, Wireless Power56 Consortium)라는 민간 단체가 브랜드화에 성공했으며, 작년 7월 기준 가입 기업 수가 190여곳에 이른다.

스마트폰 등 치 규격 상용제품도 540품목을 웃돈다. 현재 5와트(W)뿐만 아니라 15W 표준까지 나왔고, 크로바하이텍은 10W 자기유도 코일세트를 납품중이다.

자기공명방식은 아직까지 표준화 작업을 끝마치지 못했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 자기공명 방식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크로바하이텍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100여곳의 회원기업을 거느리고 2012년 5월 설립된 A4WP(Alliance for Wireless Power, 무선충전연합)가 '리젠스'란 자기공명방식의 표준화 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내 자기공명 방식의 무선충전 탑재 스마트폰 출시가 예상된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 행사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발표했는데 무선충전 표준인 WPC와 PMA(Power Matters Alliance, 파워맷얼라이언스) 두 인증을 스마트폰 최초로 확보했다.

크로바하이텍 관계자는 "A4WP를 통해 아직까지 상용화된 제품은 없지만, 앞으로 무선충전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첫 단계가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아 북미 지역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PMA와 A4WP의 합병 진행"이라고 강조했다.

PMA는 WPC와 같이 자기유도방식을 앞세운 단체로 2012년 3월 출범해 듀라셀, P&G, 파워매트 테크놀로지스, 스타벅스 등 70여곳이 주도하고 있다. A4WP와 PMA는 지난 5일 무선충전 가용성과 기술 배포를 앞당기려고 조직 설립의향서를 제출, 상반기까지 합병 조건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로 확인됐다.

크로바하이텍은 "무선충전 관련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유도와 자기공명 방식의 표준기술 통합으로 인해 호환성이 보장된다면 예상보다 더 넓은 판매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도 보다 저렴한 가격과 선택의 폭 그리고 편의성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공명방식이 표준화될 경우 코일세트의 납품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데 이는 전세계 IT 시장에 무선전력 전송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라며 "케이블 전선이 없는 가전기기는 물론이고 산업기기와 의료기기, LED 조명에 이르기까지 '선 없는' 충전의 시대가 눈 앞에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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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까지 다수 글로벌사와 개발·납품…자동차 무선충전 시장 '눈독'

크로바하이텍은 올해와 내년까지 글로벌 IT 기업은 물론 자동차 메이커사와도 기밀유지협약을 맺고 무선충전 송·수신부 코일세트 샘플을 개발 또는 양산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외에 전장자동차용 무선충전 모듈부품 개발 역시 마무리 단계에 진입,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공급할 수 있게 돼 영업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크로바하이텍은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리서치에 따르면 올 한 해 무선충전 시장 매출액은 4억8000만달러(약 5170억원)에 달해 1500만달러였던 지난해 대비 3200%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4년 뒤인 2019년쯤에는 관련 시장 매출이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로바하이텍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해지는 자기공명 타입의 코일세트 역시 현재 개발 중"이라며 "자기유도와 자기공명 방식 모두 자기장을 일으키는 코일모듈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무선충전 코일세트 부문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 성장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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