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美 옐런 '신의 한 수'" 평가…"유동성 장세 화룡점정"

입력 2015-03-19 08:49:32 | 수정 2015-03-19 08: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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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의장, '신의 한수'"
"Fed 식의 시장 소통",
"인내심을 버린 대신 쥐어준 3가지"


19일 새벽 나온 미국 중앙은행(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국내 시장 반응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라며 6월 금리 인상보다는 9월 인상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Fed가 새로운 방식으로 통화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발(發)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은 완화되고 이제부터는 유럽과 중국發 유동성 랠리가 국내 증시에도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 경제전망·금리전망 하향…9월 인상 무게

이날 Fed는 정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착수에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문구를 없앴다.

'인내심'이라는 말은 지난해까지 쓰였던 '상당 기간'과 함께 연준이 정책 결정 전 시장에 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주는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 문구였다.

이번 성명에서 Fed는 인내심을 삭제한 대신 "노동시장의 추가 개선이 목격되고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reasonably confident)이 설 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4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unlikely)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Fed는 이와 함께 올 연말까지 금리 인상 폭을 당초 1.125%에서 0.625%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금리 인상 폭 역시 2.5%에서 1.875%로 낮췄다. 올해 성장률(GDP) 전망치는 지난해 2.6~3.0보다 대폭 낮은 2.3~2.7%로 변경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도 기존 1.0~1.6%에서 0.6~0.8%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Fed가 금리 인상 폭과 PCE 상승률,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내심 문구 삭제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요 전망치 하향 조정을 감안했을 때 결국 금리 인상이 6월 이후로 미뤄지거나 기껏해야 연내 1회, 많아야 2회 정도의 '베이비 스텝'으로 진행될 것이란 기대를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회의를 통해 달러화의 가파른 강세가 한 풀 꺾이고 통화 정책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며 "옐런 의장으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Fed의 경제 전망 톤이 낮아진 점을 보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진 않겠다는 걸 시사한다"며 "금리 인상 시점이 6월보다는 9월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김현정 SK증권 연구원은 "Fed가 인내심을 버린 대신 4월엔 인상하지 않겠다는 점과 성장률 전망, 금리전망을 하향하는 '3가지'를 쥐어줬다"며 "(금리 인상과 관련해) 적어도 9월까지는 시간을 벌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까지 쓰인 '인내심' 문구를 버리면서 통화 정책 변경 시점을 가늠하기가 더 '모호해졌다'"며 "앞으로 매 FOMC 때마다 불확실성이 좀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수출 성장률 둔화' 언급…글로벌 정책 공조 시사

Fed가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내심 문구는 버리면서도 오히려 내용 면에서는 좀 더 비둘기파적 입장을 드러냈다"며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걸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옐런 의장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명서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한 게 우리가 '조바심'(impatient)을 보인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은 "3월 FOMC를 통해 Fed가 글로벌 정책 공조 입장을 표명했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며 "지난 회의에선 나오지 않았던 '미국 수출 성장률 둔화'가 언급된 걸 보면 달러화의 가파른 강세와 신흥국 경기 둔화를 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내수만으론 금리 인상이 충분하지 않으며, Fed의 통화 정책이 글로벌 경기 상황에 연계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시장과의 정보 비대칭을 최소화했다"며 "금리 인상을 굳이 서두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 달러 강세 진정…코스피 유동성 랠리 기대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發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국내 증시 분위기도 한층 따뜻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되고 유럽과 중국發 양적완화에 기반한 유동성 장세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금리 인상 우려의 완화로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케 했던 달러화 강세가 진정될 것이란 데 주목했다. 이날 FOMC 결과 발표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3% 가까이 급락했다.

이 연구원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화 강세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유럽과 중국 완화정책에 힘입은 유동성 확대 영향이 본격화돼 3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연하고 합리적이었던 3월 FOMC와 2분기 내에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인민은행의 완화 조치까지 감안한다면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연장될 것"이라고 봤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코스피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1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가 더해질 수 있어 코스피 상승세는 2분기 초까지 유효성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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