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좁아진 넥슨 김정주…주총 전 '반전 카드' 꺼낼까

입력 2015-03-05 14:00:46 | 수정 2015-03-05 14: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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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회장, 엔씨 지분 추가 매입 vs 매각 '장고(長考)'
中 텐센트에 지분 매각 가능성도 배제 못해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 경영권 분쟁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김정주 넥슨 회장(사진)이 오는 27일 엔씨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어떤 '반전 카드'를 꺼내들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엔씨가 넷마블을 '백기사'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함에 따라 김 회장이 더이상 지분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지분 매각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5일 넥슨 관계자는 "엔씨와 넷마블 주식 스왑 이후 경영진에서 지분 처리를 놓고 어떤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텐센트 등)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몇 개월 간 이어진 엔씨의 투자 활동과 관련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정기주총과 관련해서도 최종 의안이 확정되는 것을 본 뒤 저희의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우선 엔씨가 주식 교환을 통해 넷마블을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다.

넥슨이 이번 주총을 통해 엔씨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넥슨의 지분이 엔씨보다 월등히 많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엔씨가 자사주 195만주(8.89%)를 넷마블에 넘기면서 김택진 엔씨 대표 측이 갖고 있는 지분이 넥슨이 갖고 있는 엔씨 지분 15.08%를 뛰어넘은 상황이다. 김 대표와 넷마블의 지분을 합치면 약 18.87%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넥슨과 엔씨가 처음 지분 거래를 할 당시의 사업적 취지를 생각해 보면 현재 넥슨이 엔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회장의 친분 관계를 떠나 경영 차원에서는 다른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넥슨의 엔씨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15% 가량의 지분 가치가 6000억원에 달해 거래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

넥슨이 엔씨 지분을 처음 매입할 당시 총 투자금액은 8000억원으로 1주당으로 계산하면 25만원 가량이다. 현재 엔씨의 주가 수준이 18만원대(전날 종가기준)임을 감안하면 무작정 장내에서 파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경우 넥슨은 평가 손실만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에 상장돼 있는 회사 주주들로부터 '배임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한다.

이에 따라 명분과 자금 능력을 고려할 때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엔씨 지분을 받아 줄 수 있는 후보군으로 텐센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3대 주주이자 엔씨 게임에 대한 중국 퍼블리싱 권한을 갖고 있다.

한 모바일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게임 관련 업체들 중 현재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엔씨의 지분을 살만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업체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텐센트가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국내 게임사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슨이 현재의 지분을 포기하고 매각하는 쪽을 택할 경우 엔씨 주가에는 단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넥슨이 엔씨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면서도 "반면 넥슨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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