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젠스탑 템플턴운용 대표 "Fed 출구전략 시행돼도 한국 자금이탈 없다"

입력 2013-07-18 17:15:06 | 수정 2013-07-19 00:12:06
'국채시장 요동' 경고했던 하젠스탑 템플턴운용 수석부사장

Fed 기조는 추가 유동성 공급 줄이는 것
팽창 통화정책 뒤집는건 아냐
中 연 7%대 성장…경착륙 아니다
Mr.채권, 250조 굴리며 지휘…한국채권 10조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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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면서 다우존스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급락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의 마이클 하젠스탑 대표(사진)는 “시장 우려와 달리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의 예상대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 2분기에도 7.5%를 유지했다.

다우지수가 반등한 올초 하젠스탑 대표는 다시 “더 늦기 전에 국채시장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각종 경제 전망을 족집게처럼 맞춘 하젠스탑 대표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미국이 출구전략을 본격화해도 한국 등에서 자금 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의사를 밝힌 뒤 자금시장이 요동쳤는데.

“Fed의 기조는 추가 유동성 공급을 줄이겠다는 것이지 팽창적인 통화정책을 뒤집겠다는 뜻이 아니다. 향후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글로벌 유동성은 충분하다. ‘위험자산’과 장기 국채에 대한 무차별적인 매도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는 오히려 매수 기회다.”

▷Fed가 출구전략을 실시하면 신흥국 자금 이탈이 본격화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그런 관점은 틀렸다. 신흥국 중 상당수는 재정 및 경상수지에서 균형을 맞추거나 흑자를 내고 있다. 정부 부채비율이 낮고 외환보유액도 많다. 해외 자본을 끌어와야 할 이유가 별로 없지만 일시 이탈하더라도 완충장치가 충분하다. 만약 Fed가 채권 매입을 중단해 신흥국 금리가 뛴다면 펀더멘털이 탄탄한 신흥국 자산이 오히려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비쳐질 것이다. 선진국과 달리 돈을 찍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환율면에서도 불리할 게 없다. 출구전략 시행 후에도 미국과 신흥국 간 채권금리 차이는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다.”

▷한국시장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긍정적인 전망과 견해를 갖고 있다. 우선 부채비율이 낮다. 당국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정책을 시행 중이다.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수출을 늘렸고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 채권과 원화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다.”

▷1970년대 말부터 계속돼온 채권 강세 시기가 끝났다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에 대한 생각은.

“동의할 수 없다.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좀더 따져보면 단기 변동성이 심해졌을 뿐이다. 그동안 인위적으로 낮게 형성됐던 금리가 정상으로 복귀하는 현상이다.”

▷요즘같은 채권 약세장에서 어떤 투자전략을 취하고 있나.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저금리 환경이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만기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가 금리 상승기의 방어 전략으로 유효하지도 않다. 요즘엔 환율과 신용등급 간 금리차, 만기별 금리차에 대한 수익 변동폭을 독립적으로 조정하면서 운용하고 있다. 또 경제 성장을 지속하는 국가의 통화로 표시된 채권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 다만 만기 2년 이하의 단기채 위주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채권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된다. Fed의 금리 인상 시점을 예상한다면.

“Fed의 정책은 실물 경제, 특히 노동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미국 경제는 현재 안정적이지만 ‘2차 대불황(second recession)’을 피한 정도다. 여전히 빈혈 증세가 있다. 경제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면 Fed가 지금의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없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이 주요국 통화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한다면.


“달러는 크게 보면 두 가지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유로에 대해선 강세를, 펀더멘털이 견조한 신흥국 통화에 대해선 약세를 보일 것이다. 이들 신흥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남미, 유럽 주변국가들을 포함한다.”

▷중국에 대한 신용경색 우려가 큰데.

“중국 경제가 연 7%대로만 성장한다면 경착륙으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저성장 국면에 대응하는 움직임이어서 오히려 환영할 만하다. 중국 정부는 시장을 안정되게 유지하면서 신용 확대로 인한 위험을 낮추고 있다. 노동력이 갈수록 부족해진다지만 임금을 올려 내수를 키우고 있다.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 다만 금융 개혁 문제는 커다란 도전이다. 금융 개혁을 통해 중진국의 함정(신흥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다 중진국 수준에 이른 뒤 추가동력이 부족해 장기 정체되는 현상)을 막는 게 과제다.”

▷일본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는 성공할 것으로 보나.

“서비스산업 자유화 등 구조적인 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정부의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GDP 대비 부채비율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다. 그나마 저축률이 높아 버텨왔지만 고령화에다 경상수지 흑자폭까지 줄면서 저축률까지 떨어지는 추세다. 금리가 낮고 펀더멘털이 약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굳이 일본 국채를 살 이유가 없다. 결국 일본 중앙은행은 직접 채권 매입에 나설 것이다.”

▷유럽 경제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데.


“위급한 단계는 피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구조 개혁이 매우 더딘데다 신용축소 정책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에선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이클 하젠스탑은

마이클 하젠스탑 대표는 1995년 프랭클린템플턴에 합류해 현재 2254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그가 운용하는 한국 채권도 87억달러에 달한다. 통화와 국가 신용도 등 거시경제 분석이 전문 분야다. 미국 칼튼대를 졸업한 뒤 호주국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닝스타, 블룸버그, 인베스트먼트위크 등 투자 관련 매체로부터 ‘올해의 채권 운용역’으로 수차례 선정됐다.

조재길/조귀동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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