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시장이 하락해도 국내 시장은 1,000P선을 꿋꿋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덕분에 해외 시장이 급락한 날 우리 시장은 약하게 시작해 회복된 후 끝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왜 이럴까? 선진국 시장 대비 강세는 비단 우리 시장만이 아니라 아시아 시장, 넓게는 이머징 마켓 시장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작년 10월 저점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은 저점을 깨고 내려간 반면 우리나라, 대만 및 브라질 등은 모두 작년 저점을 적게는 10%, 많게는 25% 이상 웃돌고 있다.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미국은 위기 당사국이고 유럽 선진국은 관련 상품의 매입을 통해 위기가 직접 전이된 반면 이머징 마켓은 여기에서 한 발 물러나 있기 때문이다. 위기가 발생하던 초기에 이머징 마켓이 선진국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도 주가 차별화를 가져오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작년 10월에 이미 고점 대비 60% 가까이 하락한 경험이 있다. 미국이 46% 정도 떨어지는데 그쳤던 것에 비해 과민한 반응이 아닐 수 없는데 최근 상반된 주가 움직임은 먼저 주가가 떨어진 후 키높이를 맞추는 과정일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하락 요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락 요인이 지금처럼 각국의 금융 시장과 관련된 부분일 경우 차별화가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은행이 부실화됐다고 해서 우리 은행도 부실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경기 둔화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주요인일 경우 동조화가 불가피하다. 국가별로 경기 둔화를 흡수하는 능력이 다르지만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