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의 겉다르고 속다른 주식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은 어떤 나라보다 역동적인 곳이다.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분석이 어려울 수 있지만 기초에 충실한 해석을 할 때에는 그 어떤 것보다 흥미 진진한 대상일 수 밖에 없다. 경제와 금융 시장을 보는 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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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우선 경영’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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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외환 위기는 우리 사회 전반을 변화시킨 거대 사건이었다.
정치적 소수파였던 지금 정권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IMF위기를 계기로 당시 집권 세력에 대한 포기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고, 경제 체제도 일본형에서 미국형으로 급변했다.
세대별로 일생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꼽으라면 60대는 6.25를, 20~30대의 상당수는 외환위기를 꼽을지 모른다. 그만큼 외환 위기는 사회 전반에 깊고 깊은 상처를 남겼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7년이 지났지만 당시 무분별하게 도입됐던 것 중 여전히 지고 지순한 개념으로 남아 있는 것이 많은데, ‘주주가치 확대’라는 담론도 그 중 하나다.
물론 기업의 주인이 주주이고, 그들이 돈을 낸 사람이기 때문에 발생한 이익도 주주들이 나눠 갖고, 기업의 모든 정책들이 주주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진행되는 것이 맞다. 최소한 소수의 이익 극대화가 모인 것이 다수의 이익 극대화로 직결된다는 전제가 틀리지 않다면 말이다. 문제는 주주가치 확대라는 소수의 이익 극대화가 다수의 이익 극대화로 직결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우리나라에서 거론되고 있는 주주가치 우선 개념은 크게 세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지배구조 개선이다. 소수의 지배 주주 이상으로 많은 소액 주주들이 존재하는 만큼 지배 주주의 전횡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첫 단추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배당 확대 이다. 기업에 발생한 이익을 주주에게 직접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배당이니 만큼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자사주 매입이다. 주가를 올려 간접적으로 주주에게 부를 돌려주는 방법이다.
배당이나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을 확대할 경우 기업의 가용 자금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 자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수에 이용하지 않고 재투자 형태에 사용한다면 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는데, '주주 우선 경영'은 이런 가능성을 봉쇄하고 있다.
'주주우선 경영'은 제조업이 완전 성숙단계에 들어간 미국에 맞는 경영 철학이다. 이제는 한번쯤 이 철학이 우리에 맞는지 점검해야 할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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