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반 사이에 코스닥 주가가 8% 떨어졌다. 이번에도 횡보 국면을 뚫지 못한 것이다. 반면 나스닥 시장의 고점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5년 사이에 세배 반 가까이 올랐는데 같은 기간 횡보국면을 면치 못한 코스닥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2000년 아이티(IT) 버블 때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에는 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을 뿐 아니라 코스닥이 나스닥보다 상승률이 높았었다.

주가가 이렇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시장을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0년은 성장 산업이 도입되는 단계여서 실적으로 주가가 설명되지 않았다. 이를 대신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움직이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현재 이익이 크지 않아도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거란 기대만 있으면 주가가 오를 수 있었다. 기대는 한국이나 미국 모두 동일하므로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떤 기술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판단이 가능해 졌다. 실제 검증된 결과에 의해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성장 산업이 전통기업보다 세계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는 사실도 주가 차별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나스닥 시장에는 인터넷, 핸드폰을 비롯해 사회적 네트워크(SNS)까지 세계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코스닥 시장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해당 기업들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그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락도 쉽지 않다. 이미 5년간 저점을 다진 상태인데다, 유동성이나 실적에서 악화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상하 모두가 막혀 있어 코스닥 주가는 테마와 투기적인 매매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