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도 외국인이 주식을 샀다. 10월말까지 연속 45일 동안 매수가 이어져 매수 금액이 13.9조원에 달했다. 그 덕에 종합주가지수가 1870에서 2060까지 올랐다. 올해 3월말 다시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하루 평균 3,000억원 정도다.

지나고 보면 그래서 였구나 싶지만 작년이나 올해나 외국인이 왜 주식을 사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대략 이머징 마켓과 선진국 주가 사이에 차이가 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으로 추측해 볼 뿐이다. 1분기에 선진국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다시 근접하는 동안 이머징 마켓은 20% 가까이 떨어진 나라가 있을 정도로 주가가 좋지 않았었다.

작년 9월 외국인이 두 달 동안 14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 했지만 주가에 영향을 준 건 처음 15일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매수의 40%가 이 때 이루어졌고 주가 상승도 해당 기간을 제외하고 크지 않았다. 나머지 기간에는 외국인 매수가 매도 물량에 막혀 좀처럼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작년 주가 흐름을 가지고 유추해 볼 때 앞으로 외국인 매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이들의 시장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추가 상승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는 어제보다 오늘의 매수 규모가 늘어나는 걸 전제로 해야 한다. 매수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경우 이는 주가를 유지하는 힘은 될 수 있지만 상승을 끌고 갈 동력이 될 수는 없다. 

수급으로 인한 상승은 짧고 강하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 외국인 매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 종목이 전체 매수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심한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 종목이나 규모로 볼 때 작년보다 외국인 매수의 영향력이 더 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