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이전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었다. 중동사태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면서 물가인상 문제가 본격 제기됐고 한국은행이 이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여전히 이 부분은 해소가 되지 않았고, 그 동안 대응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시장의 모든 관심이 일본으로 모였기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고 지진 이후 원자재 가격이 소폭 하락한 정도의 개선만 있었다.

실적 둔화 우려도 있었다. 올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으리란 전망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아직 실적치가 나오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지만 실적 발표 전 주가가 신호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걱정이 된다. 주식시장은 당분간 방향성 없이 움직일 것이다. 일본 사태의 전개 과정을 통해 시장이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됐다.

선진국 경기가 예상보다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고, 선진국에서 유동성 회수가 이루어지기 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인식이 강해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가의 바탕이 탄탄하기 때문에 일본 지진 같은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대규모 매수가 만들어질 수 있다.

주가 상승이 계속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주가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인데 국내외 주가 모두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해 있다. 꾸준한 실적 개선이 전제될 경우 저평가를 매개로 주가 상승이 계속될 수 있지만 현재는 상태가 여의치 않다. 당분간 시장은 2,000P를 중심점으로 일정 폭내를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종목별 차별화로 최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주식은 있어도 시장 전체가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